게임/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여우비

배은기 쌤 2008. 3. 29. 00:03
분명 하늘은 맑은데,
하늘에선 슬픈 여인네의 울음처럼 추적 추적 비 가 내립니다.
오늘 하루 열심히 일을 해 가족들의 먹거리를 장만해야 할
슬픈 이 들이 야속한 듯 하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몸져 자리에 누운 늙은 노모를 위해 약을 사려 했고,
어떤이는 예쁜 막내딸의 학원비를 위해,
다른이는 다섯 가족의 생계를 위해,일 을 나왔습니다.
그래도 하늘이 맑으니 일을 하자며,현장에 나와서
일할 공구들을 챙기고,잠시 일을 하는데 또 여우비가 내립니다.
추운 날씨에 비를 맞으면 안되기에,급히 비막이를 설치하고
그들에게 따듯한 국물이 있는 컵라면을 끓여,먹으라고 건네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 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시 고민 했습니다.
일은 분명 안되겠지만,
오늘 일을 하러 나오신 분들의 사정에 마음이 너무 아파,
간간이 비가 멈출때 일을 하며 오전을 보내고,
많이 내리는 비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할수없어 점심을 먹이고, 적은 돈 이지만
오늘 일당의 반씩을 쥐어주며,그분들의 어깨를 다독거리고,힘 내시라는 말 과 함께
내일 또 보자며,그들을 돌려 보냈습니다.
그들의 쓸쓸한 뒷 모습이, 왜 이리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내내 그분들의 모습이 눈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열심히 살아가시는 우리 아우님?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혹시 조금 이라도 아실지 모르겠어요.
몸을 밑천 삼아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이 없어 노는 날이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 입니다.
저도 노가다 꾼 입니다.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 가는 사람이지만,
오늘 같은 날은 왠지 마음이 편칠 않습니다.
간간이 내리는 비 로 인해 일을 하지 못 함에 슬프고,
일일 근로자 들의 아픈 사정에 도움을 주지 못해 슬프고,
오늘 일당 을 다 주지 못 함에 슬프고,
내 능력이 보잘것 없음에 슬픕니다... ... ...
오늘은 그냥,그냥 슬픈 하루 였습니다.

출처 : 여우비
글쓴이 : 배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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