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루카 9장 1-6절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저 위에 속하기 위해>
언젠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꼬이고 꼬여 힘들어한 적이 있습니다. 관계자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에, 담당자가 같은 고향에다 같은 학교를 다닌 동문이라는 것을 서로 알게 되었습니다.
“진작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시지 않고!”
놀랍게도 그 뒤로 일은 일사천리도 진행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촘촘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망 속에 살아갑니다.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어느 지역 출신인지? 어떤 성씨인지? 어떤 종교인지? 어떤 정치적 노선을 지니는지?
때로 관계에 깊이 의지하기도 하고, 때로 관계로 인해 힘들 때도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보여주신 예수님의 모습은 자유 그 자체이십니다. 혈연에 연연하지 않으십니다. 지역에도 얽매이지 않으십니다. 그야말로 언제나 홀로 훌훌 길 떠나시는 대자유인이십니다.
당신이 자유로운 분이셨기에 복음 선포 여행을 떠나는 제자들을 향해서도 홀가분하게, 자유롭게 길떠나라가고 당부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예수님께서 그토록 자유로우셨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분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으셨고, 늘 ‘저 위’에 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망에 사로잡히지 않으셨고 늘 ‘아버지’께 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주님의 사도로, 참다운 복음 선포자로 계속 남아있기 위해서는 오직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부단히 ‘저 위’에 속하고자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저 위’에 소속되기 위해 이 아래 그 어떤 곳에도 ‘속하지 않기’를 끊임없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위에 남아있기 위해 밑에 머물러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된 삶을 살기 위해, 그분 사랑에 내 인생의 닻을 내리기 위해서는 쉴 틈 없이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한 마리 연어처럼 끊임없이 ‘저 위’를 향해 뛰어오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아끼는 삶, 자신의 성공만을 위한 삶,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삶, 바람직해보이지요?
꼭 기억하십시오. 예수님의 제자로서 자신만을 위한 삶은 자신에 대한 모욕이며 수치입니다. 하느님 앞에 그런 삶처럼 어리석은 삶은 다시 또 없습니다.
사랑에 자신의 삶 전체, 인생 모두를 거는 일, ‘저 위’에 속하기 위해 ‘이 아래’것들을 송두리째 포기하는 일, 비록 세상 사람들은 비웃을지 몰라도 그런 삶처럼 숭고하고 위대한 삶은 다시 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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