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건강상태가 어떠한가를 스스로 점검하는 것은 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대책을 세우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병에 걸리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데도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몸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그 때마다 병원으로 달려갈 수는 없는 일... 집에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요령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몸은 250개의 기관 조직과 60조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혀에만도 9,000개 이상의 미각세포가 있다. 혈관의 총 길이는 10만km 정도 되니 지구를 두바퀴나 돌리고도 반은 더 돌릴 수 있는 길이다. 이 혈관을 피가 한바퀴 도는 데에는 23초 정도 걸리므로 혈액이 순환되는 속도를 시속으로 계산하면 자그마치 260km라는 계산이 나오고 이러한 작용이 가능하려면 18만 파운드의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하다. 뼈의 조직은 끊임없이 죽고 다른 조직으로 바뀌어 7년마다 한번씩 몸 전체의 모든 뼈가 새로 바뀌고, 피부는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탈락되어 4주마다 새 피부로 바뀐다.
이렇듯 우리 인체는 그 자체가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정교한 유기체인 동시에 스스로 이상을 감지하여 신호를 보내거나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오는 친절한 메신저다. 인체의 자가복구장치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해줌과 동시에 스스로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좀 더 지속적이고 강력한 경보를 보내오기도 한다.
2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자동차의 조그마한 볼트 하나가 느슨해져도 자동차가 덜컹거리고 중요부분일 경우 오일이 새거나 냉각수가 빠져나가 방치하면 자동차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인체에도 정상적인 생명활동이 유지되기 위하여는 모든 기계장치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여 주어야 한다.
우리는 불과 몇달 전의 정기 건강진단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암환자가 되어 사경을 헤매는 광경을 흔히 보고 있다. 본인은 놀라고 당황스럽게 생각되겠지만, 병은 사고를 당하듯이 절대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병원에서 기계가 이상이 없다고 판정하였다고 이를 믿고 지속적이고 친절한 육체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소홀하게 방치한 결과일 뿐이다.
가장 확실한 것은 스스로 느낄 수 있거나 관찰되어지는 육체의 메시지인 것이며 이를 소홀히 생각하거나 섯부른 자가진단으로 질병이 악화되도록 방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므로,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몇 가지의 징후가 나타나면 전문가에게 좀 더 정밀한 진찰을 받아보거나 자신의 생활을 점검하고 철저하게 바로잡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병의 조기발견 조기치료의 필요성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큰 병을 앓아본 일이 없는 건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이런 것쯤 별것 아니다." "정신이 해이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방치하다보니 병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이를 먹음에 따라 체력이 떨어지고 조금만 컨디션이 나쁘거나 건강진단 결과 하나라도 표준치가 넘으면 갑자기 의기소침하여 자신은 중병에 걸렸다고 단정하고 안정부절 하는 것도 평소 건강을 자부했던 사람에게 흔히 볼 수 있다. 병의 진단이나 치료는 전문가에게 맡겨야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 자각증상에 신경을 써서 조기발견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몸을 관찰하여 이제까지와는 좀 다르다, 위화감이 있다는 등 미묘한 변화를 느끼는 것이 병의 조기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기본적인 점검사항
자기 건강을 수시로 점검하는 요령은 병 없이 오래 살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중점을 두고 자신을 돌이켜보아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조속히 전문와 상의해볼 필요가 있다.
▷입맛이 어떠한가? 사람의 원기는 식사에 의해 보충되고 식사를 얼마나 하는가 하는 것은 입맛이 어떠한가에 달려있다. 입맛은 사람몸의 건강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할 때에는 입맛을 잃는 일이 거의 없다. 입맛이 없다고 하여 덮어놓고 소화제 같은 것을 쓰지 말고 그 원인을 파악하여 제 때에 올바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을 잘 자는가?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신체에 많은 관련증상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주의력이 낮아지고 운동기능이 약해지며 신경이 긴장된 샹태에 있으며 간기능도 낮아진는 현상 등이다. 잠을 잘 자기 위하여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버릇이 몸에 배어야 한다. 일찍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하면 자연히 밤에 일찍 잠들 수 있게 된다. 제시간에 자는 버릇을 붙이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술이나 약을 먹고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면 영원히 숙면은 안녕이다.
▷신경질이 나지 않는가? 정신적인 과긴장상태가 오랜 기간 계속되면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신경질이 나고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신적인 과긴장은 어지럼증, 머리아픔, 기억력장애, 피로감을 가져오는 수도 있고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정신적인 과긴장상태를 피하기 위하여서는 운동과 휴식을 합리적으로 배합하여야 한다.
▷대소변이 잘 나가는가? 건강한 어른은 하루에 5∼6번 정도의 소변을 보는 것이 평균적인 수치다. 소변보는 횟수가 이보다 훨씬 많이 늘어나거나 줄면 몸에 이상이 생긴 징조로 볼 수 있다. 건강한 때의 소변은 약간 노란색을 띠는데 생리적 조건에서도 땀을 많이 흘린 다음, 운동을 심하게 한 다음, 맥주를 많이 마신 다음에는 색이 좀 달라질 수 있다. 소변 볼 때마다 색을 잘 보아두었다가 이유없이 색이 변하면 곧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설사나 변비는 위장관의 병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변의 상태를 보고 위장관의 상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대변의 색도 일상적으로 잘 보아두었다가 변화가 나타나는 때에 곧 주의를 돌리도록 하는 것이 건강체크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호흡, 맥박, 체온에 이상이 없는가? 정상조건에서 1분 동안의 호흡수는 갓난아이는 40∼60번, 학령기어린이는 20∼30번, 어른은 15∼20번 정도다. 호흡의 수가 이보다 많은 경우는 숨이 가빠지며 괴로운 감을 느끼게 된다. 맥의 수와 긴장도, 규칙성은 다 심장의 기능상태를 반영한다. 보통 때의 자기 맥박에 대하여 알고 있으면 이상이 온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열이 나는 정도도 맥박에 의하여 짐작할 수가 있다. 체온이 40℃까지 오를 때는 0.5℃ 오를 때마다 1분 동안에 맥박수가 10번 정도 많아진다. 맥박의 긴장도와 규칙성이 변화되면 매우 주의를 해야 한다.
▷생리가 순조로운가? 건강한 여성들의 생리는 28∼30일만에 한 번씩 오는데 7일 이상 차이가 있으면 병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혈액이 비치는 기간은 대개 3∼4일인데 3∼7일까지도 정상으로 볼 수 있다. 피의 색은 붉거나 약간 검붉은 색이며 양은 50∼100g인데 30g보다 적거나 150g보다 많으면 병이라고 간주된다. 기초체온은 월경상태, 호르몬상태, 임신상태 등을 반영한다. 기초체온이란 아침 잠자리에서 쟀을 때의 체온을 말하며, 매일 아침 기초체온을 재다보면 어느 날부터는 37℃이상으로 오르고 그것이 계속되는데 보통 체온이 오른 날부터 14일쯤 지나서 생리를 하게 된다. 생리를 하게 되면 높던 체온이 내려 36℃ 정도로 된다. 생리가 없으면서 기초체온이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임신한 때에 흔히 보는 현상이다. 생리가 이유없이 중단되거나 또는 고르지 않을 때는 물론, 생리가 정상인 여성들도 약 3달 동안 기초체온을 재볼 필요가 있다.
▷혈압이 정상인가? 어른의 정상 최고혈압은 보통 약 16kPa(120mmHg)이고 최저혈압은 약11kPa(85mmHg)까지 정상범위로 본다. 고혈압이라고 하면 보통 최고혈압이 약 20kPa(150mmHg) 이상, 최저혈압이 약 12kPa(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하고, 저혈압은 최고혈압이 약 13kPa(100mmHg) 아래인 때를 말한다.
▷몸무게는 어떠한가? 몸무게는 표준몸무게를 정해 놓고 그것이 변하지 않는가를 일상적으로 살펴보면 된다. 표준몸무게를 구하는 공식은 [ 키-100=A, A×0.9= 표준몸무게 ]이다. 때문에 키가 160cm인 사람의 경우, 160-100=60 60×0.9=54kg이 표준치가 된다. 여기서 허용한계를 10%로 보기 때문에 49∼59kg 범위 안에 있다면 160cm의 키를 가진 사람에게서는 정상 몸무게로 볼 수 있다. 30살이 넘으면 몸에 여분의 지방이 붙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0∼29살 때의 평균 몸무게를 표준몸무게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몸무게는 될 수 있으면 같은 조건에서 같은 체중계를 이용하여 재는 것이 좋다. 식사를 제한하지 않는데 몸무게가 줄어드는 때에는 그 어떤 숨어 있는 병이 있다는 증거가 되고, 아무 병 없이 몸무게가 늘어날 때에는 중년기의 비만으로 볼 수 있다.
엣날부터 민간에서는 몸 겉모양의 변화를 보고 병이 있는가 없는가를 알아도 내고 병이 얼마나 심한지 심하지 않은가를 짐작도 하였으며 그에 기초하여 병을 치료하기까지 하였다. 이와 같이 병을 진단하는 소박한 방법은 점차적으로 발전하여 동의학에서는 망진이라 하고 현재의학에서는 시진이라고 하게 되었다. 이러한 진단방법을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특별한 의학적 지식이 없어도 이를 기초로 스스로 병을 예방하고 병의 경과를 제때에 알고 대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몸의 겉모양을 보고 병을 진단하는 데는 제한성이 있다. 이 진단방법으로는 정학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려운 것이므로 전적으로 여기에 의지하여서는 안된다. 그러나 경향성을 가지고 병의 진전과 경과를 알 수 있으므로 진단에 이용할 수 있다. 몸의 겉모양을 보고 병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에 민간에게 쉽게 쓸 수있는 몇 가지 방법만 소개한다.
몸가짐
사람들의 몸가짐은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반영하게 된다. 몸이 건강하면 우선 몸가짐이 바르고 자유로우며 독자성이 있다. 그러나 병이 생기면 몸가짐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우며 심지어는 걷거나 앉아 있기조차 불편해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몸가짐을 보고 병적 과정의 진행 정도와 병이 생긴 부위, 앞으로의 경과 등을 알 수 있다.
도움을 받는 몸가짐
자기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하고 남의 도움으로 움직이거나 자기 혼자 움직인다고 하여도 힘들기 때문에 어떤 물체에 의지하여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몸가짐은 주로 신경이 마비되거나 외상으로 몸을 다쳐서 다리나 허리를 쓰지 못할 때,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오랫동안 앓거나 어떤 원인으로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을 때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때에는 비교적 그 원인을 찾아내기 쉬우며 원인을 찾아내면 병의 상태에 맞게 치료대책을 세울 수 있다.
강제적인 몸가짐
아픔이 있으므로 그 아픔을 덜기 위해서 취하게 되는 몸가짐이다. 강체적인 몸가짐에는 아픔이 생긴 부위와 아픔의 세기에 따라 갖가지의 몸가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앉은 몸가짐
서서 있거나누워 있으면 고통이 더 심해지고 앉아 있으면 고통이 덜해지고 편안해지기 때문에 취하게 되는 몸가짐이다.
주로 심장병이 심해지면서 폐에 울혈이 왔거나 심낭 속에 물이 많이 찼을 때, 기관지 천식발작이 일어날 때 등은 앞으로 구부린 몸가짐을 하고 앉아 있게 된다. 이러한 몸가짐을 하면 폐에 피가 덜 몰리면서 숨쉬기가 쉬워지며 돌아가는 피 양도 적어지면서 심장의 부담도 덜어지게 된다.
또한 앉아 있게 되는 경우는 배에 물이 찼을 때(복막염, 간경변증 복수), 빈혈이 있을 때, 허탈이 왔을 때 등이다. 이런 때에는 주로 앉아 있지만 때로는 누워있고 싶어 하기도 한다.
▷옆으로 누운 몸가짐
앉아 있거나 반듯이 누워 있으면 아픔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옆으로 누워 있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늑막에 물이 차거나 폐농양, 충수염 등 때이며 특히 건성 늑막염이 생겼을 때에는 건강한 옆구리를 아래로 가게 하고 누워 있게 된다.
좌골신경통인 때도 아픔을 될수록 적게 하기 위하여 아픈 다리를 굽히고 옆으로 눕게 된다. 환자는 아픈 다리를 아끼면서 건강한 다리만 쓰려고 한다.
▷엎드린 몸가짐
주로 위궤양, 위염, 소대장염, 담석증 발작, 식중독 등 뱃속 장기들에 병이 생겨 배가 아플 때 취하게 되는 몸가짐이다. 또한 척추결핵이 있는 환자들도 엎드리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러나 담석증이나 식중독이 심할 때에는 엎드려 있는 것으로도 아픔이 덜어지지 않기 때문에 옆으로 구부리고 누울 때가 많다.
▷보채는 몸가짐
병이 급성으로 진행되면서 심할 때에는 어느 한 가지 몸가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몸가짐으로 아픔을 덜어보려고 한다. 신석증이나 담석증의 발작이 심할 때, 위에 구멍이 뚫어졌을 때, 창자가 막히거나 위장염이 생겼을 때 등이다.
또한 심장경색이 갑자기 생겼을 때도 그 고통을 참기 위하여 여러 가지 몸가짐을 한다. 대체로 이런 때에는 몸가짐을 바로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환자는 아픔이 심하여 소리까지 치는 수가 있다.
얼굴색
파래지기
일반적으로 추울 때 얼굴이 파래지는데 이것은 모세혈관들이 수축되면서 피가 흐르지 못하고 차 있기 때문이며 또한 풍중이거나 냉증이며 아픔이 심하거나 몹시 놀랐을 때이다.
여성들이 얼굴이 푸른 것은 비위가 약하고 월경이 고르지 못할 때이며,
어린이들이 얼굴이 파래지는 것은 경풍을 일으킨 때로 본다.
붉어지기
고혈압병 때 얼굴이 붉으스레해지는데 그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오후에 뺨이 붉어지는 것은 폐결핵 때이며
시간에 관계없이 붉어지는 것은 폐혈증, 뇌염, 뇌막염 때이다.
갑자기 높은 열이 나면서 앓을 때에는 뺨이 붉어지면서 좀 붓게 된다.
승모관협착증 환자의 일부에서 핏줄이 불어나는 결과 뺨이 붉으스레해지는데, 얼굴은 약간 부석부석해지고 입술이 파래지는 것이 특징이다.
누래지기
얼굴의 전반적 색이 누르스름해지는 것은 간장병, 용혈성 빈혈, 암 등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담즙이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에 누렇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