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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늘의 순교자 ^^*

배은기 쌤 2010. 9. 20. 08:54


- *♥* 오늘의 순교자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이제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는 많이 시원해졌다고 느껴지죠? 지내시기도 한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우리는 한국 순교자 대축일 미사를 드리게 됩니다. 어느 사회든지 그 사회의 기존문화와 다른 정신사조가 들어오게 되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박해를 가하기 마련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도 창립 이듬해인 1785년부터 100여 년 동안 박해를 받았습니다. 수차례의 극심한 박해로 만 명이 넘는 순교자를 냈지만, 교회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해 덕분에 더 빨리 전국으로 복음이 전파되었습니다. 그래서 일찍이 이냐시오 성인이 “순교의 피는 선교의 씨앗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신앙은 순교의 피로 전파되고, 순례자의 발자국으로 다져진다.”라는 교회의 금언도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우리는 한국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시고 우리에게 신앙을 전해주고자 피로써 가꾸신 거룩한 순교자들을 공경하며 이 축제를 지냅니다. 교구마다 순교성월이 되면 성지 순례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걷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서 도보 성지순례도 많이 합니다. 저희 대구대교구에서도 10월 2일에 전 교구민을 대상으로 도보 한티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순교자를 공경한다는 것이 순교자들의 무덤을 찾아서 잘 가꾸고 성지 순례를 하는 등등의 외적인 행사로 거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분들을 진정으로 공경하기 위해서는 그분들의 삶을 우리도 본받아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어떻게 살아야 ‘예수님을 위해서 죽은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는 것이 될까요? 한 신자가 순교자에 대한 감명 깊은 이야기를 듣고 유명한 은수자를 찾아가서 “오늘날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위해서 죽을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은수자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원수같이 미웠던 사람 중에 죽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신자가 있다고 대답하자, 은수자는 “그러면 내일 그 사람의 무덤을 찾아가서 실컷 욕하고 발길질도 하고 오게”하고는 그 신자를 보냈습니다. 그 신자는 예수님을 위해 죽는 법을 알기 위해서 다음날 원수 같았던 사람의 무덤을 찾아가서 온갖 욕을 다 퍼붓고 무덤에 발길질을 하고 돌아와서 그 은수자를 찾아가 이제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은수자는 아직 한 가지가 남았다면서, 그 신자가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한 사람 중에서 죽은 사람이 있는지를 물어보았어요. 그 신자가 있다고 대답하자, 은수자는 “그러면 내일 그 사람의 무덤을 찾아가서 온갖 칭찬과 사랑의 말을 하고 오게” 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은수자의 말대로 사랑하고 존경했던 사람의 무덤을 찾아가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과 사랑의 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은수자를 찾아가서 “선생님, 말씀대로 다 했으니 이젠 예수님을 위해 죽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라고 말하니까, 은수자는 “이미 다 가르쳐주었으니 돌아가게”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이틀 동안 은수자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다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은수자는 “자네가 원수의 무덤에 가서 욕하고 발길질을 하니까 원수가 뭐라고 말하던가?” 라고 물었어요.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대답하자, 다시 “그러면 사랑하던 사람의 무덤에 가서 사랑과 칭찬의 말을 하니 죽은 사람이 좋아하던가?” 라고 물었습니다. 역시 아니라고 대답하자, “원래 죽은 사람은 대답할 수 없는 거야. 죽은 사람은 원수가 오른 뺨을 치든 겉옷을 벗겨가든 오리를 끌고 가든 불평이 없는 법이야. 또 사람들이 칭찬을 하고 높여주어도 그것에 기뻐하거나 보답할 수가 없어. 자네가 원수가 욕을 하든 사랑하는 사람이 칭찬을 하든 그런 것에 좌우되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때 예수님을 위해서 죽은 것이 되는 거야”라고 말했답니다. 형제 자매님,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한다는 것은 곧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은 사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낮추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을 사랑하시기 위해서 당신 스스로 낮추셔서 인간이 되셨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나 자신을 낮출 때 비로소 사랑을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자신을 낮춘다는 것은 큰 고통입니다. 어쩌면 바보 취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자신의 것을 희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님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오늘의 순교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피를 흘리는 순교자가 아니라 사랑의 순교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가 겪게 되는 어려움이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내 자신의 십자가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먼저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사랑의 순교자가 되어야 합니다. 형제들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낮추어야 하고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죽여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사랑의 순교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의 순교자가 될 때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하느님이 살아 계심을 믿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기실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사진이 순교자 대축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죠? 그래도 22일이 한가위 명절이라서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하니까 오늘 함께 인사드리면서 송편을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 온 가족들이 기쁨을 나누는 즐거운 한가위 되길 기도드립니다. 대구 남산동 신학교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

출처 : 천진암
글쓴이 : 봉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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