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마태오 9장 27-31절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눈뜸>
언젠가 고고학의 대가(大家)이신 교수님들을 큰 박물관으로 안내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분야에 전혀 문외한이었던 저는 그분들의 모습에 꽤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볼 때는 별 것도 아닌 작품 하나 앞에 오랜 시간을 보내며 진지한 감상을 계속하셨습니다. 제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대상 앞에서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샅샅이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배움이란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로구나. 깨우침의 길, 깨달음의 길은 한도 끝도 없는 것이로구나. 무지의 세계에 머물러 있을 때와 눈뜸의 세계로 들어섰을 때의 차이가 이토록 큰 것이로구나, 하는 깨달음 말입니다.
신앙생활 안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어떤 분이 오랜 노력 끝에 큰 깨달음에 도달하셨고, 마침내 이런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마음 한번 크게 바꿔먹으니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가 천국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다른 생명체와 두드러지게 구별되는 특징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행복, 불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 상황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중심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아무리 열악하고 고통스런 상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설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그런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작업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진리를 향한 눈뜸입니다. 다시 말해서 영적인 눈을 뜨는 것입니다. 이 말은 결국 하느님 아버지와 나란 존재에 대한 정체성을 명확히 파악한다는 것입니다.
영적인 눈을 뜨기 전까지 우리네 삶은 많은 경우 피곤합니다.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왜냐하면 육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세상은 찬탄과 즐김의 대상이 아니라 사사건건 극복과 도전의 대상으로 다가옵니다. 영적인 눈을 뜨기 전까지 우리네 삶을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 치이고 저기 차이고 아등바등 그렇게 이 한 세상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을 뜨는 순간 우리 삶은 마치 날개를 단 것 같은 삶으로 변화됩니다.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 때부터 우리는 특별한 체험 한 가지를 하게 됩니다.
그 전까지는 절대적인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 전에는 꼭 있어야 될 것들이었는데, 이제 없어도 견딜만하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불평불만이 없어집니다. 부족해도 좋고 남아도 좋습니다. 날씨가 추우면 추운대로 좋습니다. 더우면 도운대로 괜찮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많은 대로 좋습니다. 그러나 없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고통이 있어도 견딜만합니다. 고통이 없으면 감사하면서 그렇게 살아갑니다.
이렇게 자비하신 하느님을 향해 우리의 눈을 뜨는 순간 우리 삶은 새롭게 시작됩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매사에 초연해질 것입니다. 고통의 유무, 상처의 유무에 상관없이 충만한 평화와 기쁨이 찾아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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