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든 이의 모든 것
12월 3일 목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대축일-마르코 16장 15-20절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모든 이의 모든 것>
바오로 사도의 생애가 놀라운 것은 각고의 노력 끝에 참으로 경이로운 목표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비우고 또 비워,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춰, 자신을 죽이고 또 죽여 마침내 바오로 사도 자신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바오로 사도 인간 전체를 꽉 채우고 있었던 것은 오직 예수님뿐이었습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 까지 바오로 사도의 관심은 오로지 예수님이었습니다. 길을 갈 때나 밥을 먹을 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유일한 대상은 오직 예수님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아를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자신을 완전히 비워냈습니다. 그 결과 바오로 사도는 모든 이의 모든 것(Omnibus Omnia)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깊이 매료되었던 복음 선포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따라서 복음 선포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버렸습니다.
바오로는 목표한 바를 위해 자신이 지니고 있던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정돈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한 곳으로 집중하고 몰입할 줄 아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화끈한 사람, 확실한 사람이었기에 적정선에서의 양보나 물러섬이 용인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정렬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 바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쳤습니다. 그 결실이 초기 교회의 건설이요, 정착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초기 교회 건설을 위한 불같은 열정의 선교사였다면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은 교회 역사의 허리부분을 견고케 한 활화산같은 선교사였습니다.
정든 땅 고향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적당히 복음 선포하면서, 적당히 즐기면서 그렇게 수도생활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내면을 가득히 채우고 있었던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그의 생애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영혼 구원을 향한 열정은 지구 반대쪽을 향한 여행을 시작하게 했습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자신이 지니고 있었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버렸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이셨습니다. 자신의 고향, 모국어, 사랑하는 가족, 품위 있고 안정된 생활...
그 결과 그는 100% 하느님의 사람, 복음만을 위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무런 두려움 없이 단 한 치의 미련도 없이 정든 땅을 뒤로 할 수 있었고, 목숨을 담보로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